직장이란 곳이 때론 가정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곳이므로 가족같은 분위기가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다 그렇듯, 뭐든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가장 많은 문제는 업무가 과다해져도 적절한 보상 없이 입닦는 폐혜를 꼽을 수 있고, 조직 외부에 대해 베타성을 띄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무서운건 내부에서 분열이 생길 경우 걷잡을 수 없다는 것. 가족이라 말해도 어차피 혈연은 아니다보니 믿었던 마음에 드는 배신감은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이 배신감이 가장 무섭기에 새 가족을 들일 때 까다롭게 굴수도 있다. 거기까지는 이해가 된다.

본론으로 들어와서, 그회사 사람들은 초창기부터 누가 자기 회사에 관해 끄적이면 귀신같이 알고 나타나서 댓글을 다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이런면은 때론 친절하고 젊고 패기있어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회사의 공식 입장이 비공식 채널로 발표되는, 한마디로 권위도 없고 기강도 없는 조직이라는 생각도 들게끔 만드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할 내용이 개인 블로그에 개인감정과 함께 발표되는 경우도 가끔 보았는데, 아무리 편한 회사라도 정도가 있지, 이건 중고생 동아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 숨도 못쉬게 만드는 대기업식 문화가 좋다는 건 아니지만.)

이번 사건도 자기 회사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회사 밖 누구에게도 절대 말해서는 안될 내용을 첫째로 당사자에게 직접 이야기했고, 둘째로 (늘 써왔던 반쯤은 공식, 반쯤은 비공식인 채널을 통해) 동네방네 떠든 셈인데, 왠지 어린날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남 일이지만 나도 부끄러웠다. 하지만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도대체 무슨 깡으로 회사에 치명적인 이야기를 동네방네 떠들겠다는 사람을 그러라고 그냥 둔건지 궁금하다. 설마 '니가 우리 욕하면 나도 널 욕할거야'는 아니었겠지? (불행히 정황이 딱 그러네...)

깨진 유리창 법칙.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곧 다른 유리창도 모두 깨진다.

Posted by 허접 aro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