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에까지_곰팡이가_침투할_것_같은_사진.jpg |
창고로 쓰다시피 했던 작은방. 물건이 쌓여 있던 곳을 치우니 곰팡이들이 잔뜩. 실은 안방도 곰팡이 천지. 집안의 1/3이 곰팡이다.
본격 여름맞이 청소를 하고 대책이 필요하다 싶었는데, 때마침 원어데이에 제습기가 올라왔다.
인터넷에서 제습기 검색하면 이 모델 사용기가 꽤 많이 나오는데 작년에 출시하면서 상당히 많은 체험단에게 뿌려댔기 때문. 평이 좋아서 한번 사볼까 싶다가도 이사도 얼마 안 남았는데 조금만 더 버티고 살아보자고 미뤘는데, 곰팡이 청소 후 원어데이에 올라오니 순식간에 이성이 마비돼서 질렀다.
| 수건빨래가 생겨 말려보고 있는데 효과는 있는 듯 |
사실, 제습기는 작은 에어컨이나 다를 바 없다. 에어컨 켜면 배수구에서 물 나오는 것과 동일한 원리로 동작하기 때문. (찬 공기는 머금을 수 있는 습기가 더운 공기보다 적기에, 더운 공기를 냉각하여 공기 중의 습기를 물로 응축시키는 원리이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에어컨은 열기를 실외에 배출함으로 실내 온도를 낮추지만 제습기는 더운 바람과 찬 바람을 그냥 섞어서 내보낸다. 에어컨과 달리 더운 바람이 그대로 배출되는 것의 장점은 차고 건조한 공기보다는 덥고 건조한 공기가 습기를 더 잘 흡수하기 때문.
다만 실내 온도는 전기에너지가 열로 전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소 높아진다. 그리고 이 제품의 재밌는 점은 냉풍과 온풍 분리기능이 있어서 냉풍을 쐬고 있으면 에어컨 쐬는 기분도 약간 느낄 수 있다. 물론 앞면의 (약한)냉풍을 쐬는 동안 뒷면은 숫제 열풍이므로 시원함은 잠시일 뿐임에 유의.
덧붙이자면 실내 습도를 낮춰 놓더라도 창문을 열어 환기하면 습도는 금방 되돌아온다. 실내환경 개선이 목적이라면 에어컨이 훨씬 낫다. 제습기는 습기가 자주 생기는 구석진 곳을 말리거나 장마철 빨래를 말리는 목적으로 잠시 잠시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 (에어컨과는 달리 이동도 가능하니까.)
이리저리 눌러보니 생기는 의문점.
1. 자동 운전시 적정 습도가 몇%를 목표로 동작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뭐, 자동이니 습도와 풍속은 알아서 제어한다 치더라도 타이머 설정이 불가능한 건 왜…?
2. 모든 기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모드는 제습모드 뿐이다. 냉풍이나 건조 모드에서는 타이머와 풍속만 조절할 수 있고 습도 조절 버튼은 동작하지 않는 건 왜…?
그리고 불만사항.
1. 전원버튼이 제대로 눌리지 않는다. 물론 꾹 누르면 켜지고 꺼지기는 하지만 다른 버튼을 누를 때와 같은 꾹꾹 하는 느낌이 없다. 조립하면서 스위치가 내부에 눌린 듯. 조립 마무리가 아쉽다. (A/S 부를까…?)
2. 소음은 창틀에 반쯤 걸쳐놓고 사용하던, 상당히 시끄러웠던 구식 에어컨을 사용하는 느낌이다. 물론 그만큼 시끄럽다는 건 아니지만 진동과 소음이 예상외로 상당한 수준이다. 방 안에 두고 나와서 문을 닫아놔도 동작 중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정도. (심지어 컴프레셔 동작 중 종종 방바닥이 울릴 때도 있다.) 요새 냉장고나 에어컨은 상당히 정숙한데 아무래도 비교가 된다.
3. 전력 사용량이 높은 편이다. 에어컨과 같은 구조면서도 에어컨보다는 적게 사용하긴 하지만, 그래도 400W는 조금 부담스럽다. 이 집은 지상 4층인데도 곰팡이가 많아서 되도록 자주 사용하고 싶은데, 안 그래도 월 5만원 이상 내는 전기요금이 부담이라 자주 사용하기 두렵다. (이것이 자동 운전에도 타이머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유다.) 올해 나온 신모델은 전력 사용량이 더 높게 측정되어 나오던데 고유가 시대에 효율적인 에너지 이용을 목표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4. 물탱크 구조가 복잡하다. 특히 만수 감지장치 부근은 물을 비워도 깨끗하게 비워지지도 않고 세척도 어렵게 되어 있다.
큰 맘 먹고 지르긴 했다만, 다음에 이사 갈 집에서는 간혹 빨래 건조할 때 외에는 사용할 일이 없게 되면 좋겠다. 이 끔찍한 곰팡이 지옥에서 벗어나고파….


